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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초와 청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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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죠스죠스죠스 2024. 6. 1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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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몸살이 나기도 했고 임플란트 수술의 여파도 있어 컨디션이 회복되지 않아 라이딩을 못했지만 오늘은 평소의 절반 정도만 계획해 몸풀기 정도로 생각하고 구이에 가서 밥먹는 걸로 해 9시 예배를 마치고 서둘러 10시 30분에 집을 나선다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지는 바람이 훈덥지는 않고 구름이 살짝 해를 가리는 날씨여서 땡볕은 아니라 그럭저럭 페달링이 순조롭다




일주일 사이로 천변은 몰라보게 풀이 무성하게 자라있고 천변길 옆으로는 기생초가 자라나 노오랗게 번져 도로가 환하다

꽃의 중심부가 빨갛게 올라와 정열적이다



멀리 보이는 모악산이 시야에 들어오지만 사진으로는 너무 멀게 잡혀 원근감이 떨어져 보인다

멀리 삼각 꼭지점 모양이 모악산 정상



삼천교를 지나 뚝방으로 올라서자 길게 나무그늘이  있어 시원하고 모처럼만에 삼천변에 나오니 산책중인 사람들로  붐빈다

시원한 그늘 산책로라서 사람들이 많다


행인들 사이로 주말을 맞아 딸아이를 데리고 자전거를 타는 아버지의 손길이 부산하지만 정겹기만 하다

씩씩하다 ... 꼬마아이가!!


구이에 거의 도착하여 지나는데 접시꽃이 소박하게 반겨주고 조금 더 지나서 식당에 도착한다




구이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시골집은 동네 사람들 뿐만 아니라 라이더들에게도 인기가 많아 항상 북적인다

구이에 가면 들르는 단골집



청국장을 주문해 먹는데 본연의 청국장 콩맛이 고소하기도 하고 듬뿍 썰어 넣은 두부가 맛을 더한다




밑반찬으로 나온 명태알 조림이 짜지않고 흰밥에 제격인데다 깍두기의 무우가 충분하게 익어 아삭해 먹기가 좋다




바로 옆에 위치한 92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데 삭소롬이라는 꽃이 연보랏빛으로 피어 색감이 은은하여 주인장에게 물어보니 실내에서만 키워야하고 잘 관리하면 꽤 오래 간단다

삭소롬이 새초롬하게..



카페서 얼마 지나지 않아 길가에 선옹초(선홍초라고도 함)가 빨갛게 빛을 발하고 피어 있어 잠시 가던길을 멈추고 사진에 담는다

야생화의 원색미란 이런 것




다시 삼천변에 오르니 엄마와 함께 나와 자전거를 신나게 즐기는 꼬마가 길을 내어줘 고맙다는 인사말을 건넨다




오후 1시경 한낮인데도 강렬한 햇빛을 구름이 막아줘 너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모세의 40년 광야 생활을 낮에는 구름기둥으로 밤에는 불기둥으로 인도하신 성경의 구절이 문득 떠올라 마치 광야와도 같은 우리네 인생을 구름기둥 아래서 안전하게 살 수 있기를 간절하게 소망해 본다




어느덧 천변의 마지막 구간인 홍산교 다리밑에서 음료를 마시며 쉬려는데 자전거를 끌고 나오신 할아버지가 벤치에서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어 반갑게 인사를 건네며 사진을 담는다

인생이 덧없음을 아시는 표정이다



서곡교를 지나 모롱지공원을 거치니 그늘이 있어 시원하고 서곡교차로에 도착하여 신호를 기다리는데 밤꽃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라이딩을 마치고 암투병중인 둘째형을 5시에 만나기로 해 함평 주포수산에서 식사를 하며 근황을 여쭙고 근처에 있는 무지개다리를 걸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함평 돌머리해수욕장의 무지개다리



이미 여덟번째 항암치료중이지만 잘 견디고 있는 것 같아 마음으로는 다소 안심을 하면서도 끝까지 잘 치료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품고 예쁜 석양을 뒤로하고 다시 전주로 향한다

이 세상의 질고를 다 뒤로하고..



#만성동 출발 ㅡ 서곡교 ㅡ 삼천 ㅡ 구이 ㅡ 원점회귀      약 34km (20240609)

#시골집 #카페 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