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연기되었던 지리산둘레길 트레킹을 하는 날에 빗줄기가 하루종일 내릴꺼라는 예보에도 불구하고 남원 산내로 향한다
아들과 함께 통밀식빵과 더불어 과일 멏조각과 계란후라이 그리고 요거트와 커피 한잔의 여유까지 다 누린 후에 8시 30분에 집을 나선다
식사중에 카톡이 와서 오늘 일정을 연기하려나 보다 하고 봤더니 인월은 비가 안온다고 해 열심히 달려간다
중간에 오수를 지나는데 비가 쏟아져 앞이 안보일 정도지만 꿋꿋하게 인월전통시장에 도착한다
산내 우정교육센터에서 출발하니 조금씩 오락가락하던 이슬비가 점점 빗방올이 굵어지기 시작하고 우의에 우산에 거추장스런 모양새를 하고 오르막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서진암 표지판을 우측으로 돌아서 본격적인 오르막 산행이 시작되자 금세 빗물이 불어나 오솔길이 계곡물이 쏟아지는 빗길로 변해버린다
한 시간쯤 지나가서 빗속에서 쉴 곳을 찾지 못하고 선채로 마나님의 핸폰에서 럼블피쉬의 "비와 당신"을 이무진의 목소리로 들으면서 막걸리로 한모금씩 목을 축인다
어느덧 고개를 넘고나니 저멀리 등구재가 보이고 들녘에는 계단식 논이 질서정연하게 자리잡고 있고 길 옆으로는 코스모스가 반겨주고 있어 가을을 실감한다
등구령쉼터라는 푯말이 보이자 우리가 식사하려는 등구재가 머지 않아보여 반갑고 맞은편으로는 다랭이 논에 벼가 노오랗게 익어가 정취를 더하고 있다
오른편에 위치한 등구재황토방민박식당에 도착하자 이층 발코니에서는 이미 막걸리 파티중인 일행들의 소리가 왁자지껄하고 발코니에 자리가 마땅치 않아 안쪽에 두개의 테이블을 잡았다
시그니쳐 메뉴인 표고버섯전과 산채정식을 주문하니 비빔밥 재료가 따라나오고 백대장이 직접 빚은 당귀와 솔잎에 누룩을 발효시킨 담금주를 한잔 마시는데 마치 소곡주처럼 맛이 좋은데 도수가 상당하여 취기가 올라온다
약 1km를 내려와 차를 타고 운봉에 있는 카페 The Valley에서 따뜻한 카페라떼를 마시면서 휴식과 담소를 하다 오후 4시 반쯤 전주로 향한다
만성동에 도착하니 비는 개고 하늘이 밝아져 맨발걷기를 하려고 보니 물이 흥건하게 차 있지만 개의치 않고 물속 맨발걷기를 감행한다
맨발걷기후에 집에 돌아와 아들과 함께 마주앉아 계란말이에 병아리콩과 견과류를 곁들여 저녁식사겸으로 맥주를 한잔씩 하고 마무리한다
#트레킹 #등구재황토방민박식당 #카페 더밸리
#산내 우정교육센터 출발 ㅡ 등구재 약 7km (2024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