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오후부터 김장준비가 시작되었다 절임배추를 구입해서 양념만 준비한다고 했던 계획에서 직접배추를 사서 절이고 영념도 만들어서 김장을 한단다 사상최초로...
월요일 골프가 있어 나갔다 온 사이 하루종일 배추에 소금간을 하고 양념준비를 했단다 배추단이 가지런히 열을 맞추고 있었다
화요일 아침 9시에 근육통이 낫지를 않아 시원통증의학과에 다시 가기로 하여 주사를 맞고 물리치료중인데 안온다고 성화다 황급히 끝내고 집에 당도하니 벌써 준비가 거의 돼있는 듯하다 아직 어깨와 팔의 통증이 있어 좀 거시기한데 눈치가 보여 말도 못하고 시다바리에 들어갔다
가지런히 간을 죽인 배추단 옆에서 양념에 넣을 당근과 무를 채를 내기 시작하면서 김장담그기에 참여했다
당근갈기를 한 열번했더니 이내 숙달이 되어 부드럽게 잘 갈린다 갖은 양념을 다넣고 매운고춧가루까지 다 넣고 났는데 아무래도 모자를 것 같은 불길한 예감에 서로 갸우뚱하다가 좀 더 추가하기로 하고 양을 늘렸다
7년전 서울에 살 때 양념 집어넣기를 처음해 본 후 두번째 보조역할을 하는지라 이번엔 자신이 있다 마누라의 칭찬을 먹고 자라는 남편이라 몇마디 칭찬에 신나게 무친다
약 한시간여 만에 김장은 끝이나고 깍두기까지 다 버무렸다 김장배추가 간이 덜 밴 탓인지 뻣뻣함이 남아있어서 다소간 걱정을 하며 끝이났다
김장 담그기 전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기획해서 끝내기를 하는 것이 처음이라서 마누라의 긴장도가 높았던 김장이었다
시장기를 참아가며 마무리하고 얼른 라면을 끓여먹기로 하고 물을 잡는데 오랜만이라 그런지 물 맞추기도 어렵다 그런데 끓고 나니 맛있는 라면이 완성되어 막 무친 김치 겉절이에 라면 한그릇과 공기밥을 뚝딱했다
김장 담그기의 끝판은 역시 삶은 돼지고기 수육에 겉절이를 싸서 한입 물고 소주를 한 잔 하는 맛...캬~
장보기할 때 사둔 돼지고기를 한참동안이나 삶아서 숭숭썰어서 놓고 순두부찌개를 끓여 풍미를 돋구면서 그야말로 맛난 저녁을 먹었다 뿌듯한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