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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이 온 이후로 날씨가 쌀쌀해졌고 지난번 라이딩 이후 너무 무리한 탓인지 근육통에 이어 살갗이 애리는 고통을 당하고 약 열흘이 경과한 시점에서
근육통이 가시지 않았지만 그간 너무 운동을 하지 않아 몸이 근질거려 가볍게 타기로 하고 집에서 고산향교까지 라이딩을 하기로 했다
집을 나서는데 기온이 꽤 썰렁하다 하지만 이내 몸이 더워지고 공기가 상큼하게 다가온다 천변을 달리다보니 어느새 철새들이 내려와 무리를 이루고 옹기종기 열을 맞추고 있다
송천동 천변을 거쳐 하리교에 이르러서 맞이하는 만경강변은 며칠 사이에 이미 늦가을로 채색되어 풍성했던 갈대와 억새무리가 키를 낮추고 고개를 숙이고 반갑게 맞이한다
갈대는 억새에 비해 덜 예쁘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짙은 갈색 솜털로 고개를 숙이며 맞이하는 겸손함이 몸에 밴 멋진 신사처럼 자태가 아름답다
조금 더 달려 회포대교밑에 있는 신천습지에서 잠깐의 쉼을 하면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고산향교를 향해 열심히 페달링을 해 사진을 한 컷 하고 고산의 맛집인 고산미소한우에 도착했다
고산시장 옆에 위치한 공터에서는 이름모를 가수 둘이 듀엣으로 길거리 버스킹을하고 지나가는 행인들은 삼삼오오 멀리서 이를 즐겁게 바라본다
예전에 왔을때처람은 아니지만 그 큰 식당이 꽉 차있고 시그니처 메뉴인 갈비탕은 이미 매진되었단다 식당일 하시는 아줌마에게 물어보니 11시에는 와야 먹을 수 있다고 귀띰해준다
하는 수 없이 우리는 육회비빔밥에 막걸리 한 잔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식사후에 라떼 한잔을 하고 갈려고 백다방에 들어가서 커피를 받아들었는데 마나님이 급한 마음에 커피 잔을 내앞으로 밀쳐 큰 커피잔 하나가 나의 귀중한 부위부터 바지로 쏟아져 부렀다 아내는 미안함에 어쩔줄 몰라했고 나는 그걸 꼬투리 삼아 거시기에서 커피냄새가 나것다고 연신 놀려댄다...ㅎ
적신 바지를 체온으로 말리며 한참을 달리다보니 늦가을 오후에 비치는 따사로운 광채가 들녘에 고루 퍼져 평온하고 어느새 바지는 말라버렸다
모처럼 나온 라이딩이 기분전환도 되고 촉촉한 땀방울도 맛보고 오랜만에 느껴보는 안장통도 새로왔다
#만성동 ㅡ 송천동천변 ㅡ 하리교 ㅡ 봉동 ㅡ 고산향교 ㅡ 원점회귀 약 60km (20231122)
#라이딩#만경강변#고산향교#고산미소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