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매서운 겨울 바람이 분다 갑작스럽게 영하로 뚝 떨어진 날씨탓인지 모두들 움츠려 미동도 하지 않는 겨울 벌판에 마나님과 둘이서 기지제를 산책하러 나갔다 하얀 눈이 바람에 이리저리 무질서하게 휘날린다
가우디가 말했던가? 직선은 인간의 영역이고 곡선은 신의 영역이라고...
기지제의 데크길은 호수와 어우러져 야경이 끝내주는 전주의 명소일 뿐만 아니라 곡선미가 도드라지는 뷰 맛집이다
우리집의 멋진 따님이 엄마 아빠 겨울 잘 나라고 보내준 돈으로 장만한 패딩을 걸치고 둘이 하나씩 구비한 빵모자를 쓰고서 들뜬 기분에 소년처럼 사진을 찰칵해본다
딸에게 귀한 옷 감사하다는 뜻으로 인증샷을 보내니 따님이 즉시 반응한다 진짜 베스트 컷이라고...
한참을 깔깔거리며 산책을 마치고 맛있는 점심을 먹으러 새로 생긴 중식당을 갔다 전주지방법원 앞에 위치한 시우가든
점심 코스 중에서 B코스 간쇼새우와 탕수육을 시키고 후식으로 짬뽕을 주문하니 이내 칠리 소스를 입힌 새우 요리가 나와 먹어보니 수준급이다
이어 나온 탕수육 또한 바삭바삭하고 소스도 너무 자극적이지 않아 식욕을 돋구었다
마지막으로 대미를 장식한 짬뽕은 시금치를 첨가하여 그 면발이 녹색인데다 탱글탱글한 면발이 쫄깃하고 국물맛이 깔끔 개운하다
상당히 포식한 기분이어서 소화시키려고 동네 마트까지 걸어가는데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마트에서 장보기를 할때 우리가 찾던 아사히생맥주 캔을 발견하고 6캔짜리 두 꾸러미를 샀다
점심이 과하다 생각하여 저녁을 건너 뛰려다 아사히 생맥주가 문득 떠올라 맥주로 저녁을 대신하기로 하고 깔끔하게 7캔을 비워내고 말았다
나는 맥주를 넘 좋아해...ㅋㅋㅋㅋ
#기지제#중식당#시우가든#아사히생맥주 (2023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