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선동 골목길을 빙 돌아서 버스를 타고 혜화동 자락에 내려 낙산공원을 오르는데 경사도가 꽤 높은 고갯길이지만 젊은 연인들이 이야기꽃을 피우며 팔짱 끼고 쌍쌍을 이룬 모습이 정겹다
낙산공원은 야트막한 산과 성벽으로 구성되어 있어 야경이 멋있는 뷰 맛집으로 연인들의 선호도가 높은 데이트코스로 서로 사진찍기 경연하듯이 연신 셔터를 눌러댄다
산을 넘어서자 창신동 가옥들이 굽이굽이 물결치듯 위치해 있고 동대문 쪽으로 중간 정도 내려오니 태국요리전문점 밀림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뭔가 모르게 고풍스럽고 분위기가 있어 보인다 식당 내부는 크리스마스 이브를 즐기려는 손님들의 모습이 즐거워보인다
첫요리는 치앙마이뼈찜이다 돼지수육을 연상하는 맛으로 비닐장갑을 끼고 뜯어 먹게 되어 있는데 소스에 찍어 먹는 수육맛이 담백하다
이어 나온요리는 푸팟뽕커리와 똠얌꿍누들이다 진한 커리 맛이 일품인데다 상큼한 국물과 누들이 한껏 식욕을 돋구었다
거기에 크리스마스 이브의 들뜬 분위기를 띄우기로 해 약간의 알콜을 주문한다 클래식진토닉과 수박마르가리따 그리고 마치 밀키스에 알콜을 믹싱한 듯한 클라우드 밀림으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분위기 좋게 시작하고 있는데 본의 아니게 마나님의 옷자락에 걸려 진토닉을 내 바지로 엎질러 버렸다 휴지로 닦아내고 쓸어내리고 한바탕 소동을 거친 다음 진토닉을 추가해 기분 전환을 한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광화문에 들러 서울페스타를 구경하려 했으나 급속도로 체력이 방전되어 집으로 발길을 돌려 집에서 맥주 파티를 하기로 하고 마트에 들러 아사히 생맥주 캔을 사려는데 없단다
집앞 GS25에서 주인에게 물으니 창고에서 꺼내준다 두 꾸러미를 들고 집에와서 딸이 만들어준 과메기안주와 샐러리 등의 야채를 안주삼아 진솔한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10시부터 시작한 이야기 꽃이 얼마나 진지했는지 새벽 4시가 되어서야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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