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마음을 안고 섬라이딩을 계획하고 선택한 곳은 전라남도 신안군에 위치한 암태도와 자은도다
예전에는 섬들이라 배를 타야 했지만 지금은 1004대교가 개통되어 어느 섬에든지 차로 갈 수가 있다
1004대교 끝에는 암태도의 오도선착장이 기다리고 있다 암태도는 돌과 바위로 병풍을 두른 듯 경치가 아름답지만 땅은 매우 척박하여 고려시대때부터 유배지로 손꼽혔다
에로스박물관을 거쳐 자은도로 가는 방파제 길을 가다보면 후박나무로 조성된 가로수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고 그 모습이 사철나무 같아 짙은 나뭇잎이 안정감을 준다
은암대교를 건너면 자은도를 만나게 되는데 거기에서부터 좌측으로 섬을 돌게 되면 처음 접하게 되는게 백길해변이다
다른 해변에 비해 모래가 하얗고 개펄이 단단하여 약 1km 정도 백사장이 조성되어 있어 요즘 유행하고 있는 맨발걷기를 하고 있다
백길해변 우측으로는 소뿔섬이 자리하고 있으며 소나무 숲사이로 저 먼바다 해질녘의 일몰은 가히 환상적이다
백길해변에서 자그마한 재를 하나 넘고나니 멀리 풍력발전 타워의 블레이드가 슬로 모션으로 돌아가고 있어 그 모습이 웅장하다
이어 찾아간 곳은 분계해변으로 200년 이상된 노거수가 가득한 솔숲이 있어 방풍림을 형성하고 있고 여인의 모습을 담은 여인송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서 보니 12시를 갓 넘었는데 구영면사무소에 있는 숙자네 집이 눈에 들어와 인터넷 검색의 믿음을 가지고 요기를 하기로 한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찰솥밥을 해준다는 이 식당은 밥집은 밥이 맛있어야 한다는 주인의 철학을 증명하고 있었고 도톰한 갈치살과 고소한 고등어구이 맛이 수미 막걸리와 찰떡 궁합이다
그라제 카페에서 라떼와 함께 지친 몸을 달래고 나서 둔장해변으로 향한다 둔장해변에는 구리도와 할미도를 연결하는 무한의 다리가 길게 놓여졌는데 여기서 무한의 뜻을 생각해 본다
끝이 없이 무한하다는 말인지 마음에 맺힌 한이 없어진다는 말인지...
둔장해변에서 돌아나와 일정대로 진행했으면 순조롭게 숙소에 돌아갔을텐데 ...
여기서 호기심이 발동하여 해넘이길이 아름다운 해안누리길이 있다는 말에 약 6km정도 돌면 된다하여 고개를 힘들게 올라가서 오르막 내리막을 내달리다 보니 풍광은 기가 막힌데 길이 막힌 것 같다
아무래도 길을 잘못든것 같다 아~ 이를 어쩌나?
내비를 살펴보니까 엉뚱한 곳에서 뺑뺑이를 돌고 있다
이를 바로 잡고자 산길을 가로질러 산을 넘어가는 마운틴 바이크 라이딩 끝에 길을 찾아 대율성당에서 안도의 한 숨을 쉰다
다시 자은도에서 암태도로 건너와 몸도 마음도 지쳐갈 무렵 파인 클라우드라는 민간이 조성한 정원에서 잘자란 수목들도 구경하고 아직 허가가 나지는 않았지만 예쁘게 만들어 놓은 캐빈같은 숙소들을 둘러본다
암태도 오도항 바로 못미쳐 노을공원에 들러 진열된 선박과 항아리들과 어울리다가 찬란한 섬라이딩의 1부를 장식하고 백길해변에 위치한 라마다 호텔로 향했다
호텔에 도착해 체크인을 하려는데 예약정보가 없다고 해 당황해서 카톡을 보니 어제 날짜로 예약이 잘못되어 숙박이 이미 끝난 상황이란다
이를 어찌하나 고민하다가 다시 방이 있는지를 물어 입실했는데 약간 억울하다 싶어 호텔과 여기어때에 상황을 설명하고 처분을 기다리는데 이미 지난 어제 숙박 건을 취소해 준다네요...
야 호~~
기분좋게 백길천사횟집을 갔는데 스끼다시의 천국입니다 아내가 좋아하는 멍게부터 굴, 조개, 큰꼬막까지 너무 싱싱해 달짝지근하다
거기에 메인으로 나온 광어와 돔은 쫄깃하고 씹히는 맛이 탱글탱글하여 봄동 상추 깻잎 등에 골고루 쌈을 하니 각양각색의 맛이 나온다 특히나 이 섬에서 나는 초절임한 대파를 곁들여 먹으니 입안이 너무 깔끔하다
처음으로 섬 라이딩을 성료했다는 성취감에 그냥 말 수 없어서 편의점에서 사온 맥주를 나누면서 아름다운 하루를 갈무리했다
#암태도 오도선착장 ㅡ 자은도 ㅡ 백길해변 ㅡ 분계해변 ㅡ 둔장해변 ㅡ 대율성당 ㅡ 노을공원 ㅡ 오도선착장 약 65km (2024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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