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하고 나서 2011년 3월부터 4월 중순까지 제주 한달살기 이후로 처음으로 제주를 찾았다
군산항을 통해 들어가기로 하고 예매했는데 일주일전부터 내리는 겨울비 탓인지 약 30분 정도 연착하여 도착했다
겨울비 치고는 꽤나 오래 그리고 많이 내려 분위기가 을씨년스럽기는 하지만 설레는 마음은 숨길 수 없다
공항에 내려 차를 렌트하고 군에서 휴가나온 아들을 기다리는데 서울에서 출발한 비행기도 연착이라 공항 주위에서 빙빙 돌며 기다리다가 반갑게 만나 서귀포에 있는 이중섭거리로 향했다
이동하다보니 비가 개서 다행히 우산없이 걸을 수 있어 그것만도 감사하다 이름만 들어도 친숙한 화가라서 그런지 소의 조각상이 낯설지 않았고 주변 풍경이 왠지 익숙하다
오는정김밥집에 들러 딸이 예약해둔 김밥을 사서 호텔 브릿지 서귀포에 들어와서 요기를 하고 잠깐 쉬었다가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한 줄에 5천원으로 비싸기는 하지만 꽤 맛이 있고 예약이 즐비하여 젊은이들이 찾는 맛집인 것 같다 마나님의 평으로는 밥이 좋단다
제주하면 뭐니뭐니해도 흑돼지 아닌가 싶어 전에 여러번 갔던 숙성도를 가려고 했는데 호텔로비에 우녁집이라는 음식점 안내가 있어 찾아보니 리플 내용이 괜찮아 보여 그 곳에 걸어가기로 했다
우녁이라는 말은 제주말로 골목에있는 뒷집이라는 뉘앙스를 가진 말이란다
아닌게 아니라 손님들로 가득차 있고 우리는 차롱세트를 두 번이나 주문해서 먹었는데 직원들이 각종 소스를 찍어먹는 방법을 친절하게 일러줘 맛있게 먹는다
멜젓은 물론이고 담백하게 소금을 찍어먹는 것을 시작으로 갈비소스에 빵가루를 찍는다랄지 또는 음식점에서 개발한 소스를 찍는 등 다양한 추천을 해줘 특별했고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흑돼지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된장찌개와 비빔국수를 곁들여 먹고나와 2차로 금별맥주에 가서 생맥주와 하이볼을 한잔 씩 하고 안주로는 오징어튀김과 토마토해물파스탕을 시켰는데 탕 맛이 일품이라 맥주를 부르는 맛이다
맥주를 몇 잔 하면서 군대 이야기를 듣노라니 내가 군생활했던 때와는 격세지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고 나름의 고충이 묻어나고 모범적인 군대생활 이면의 어디가서 말 못할 특급전사의 애환이 흐륻다
호텔로 돌아오면서 편의점에서 아사히 생맥주 캔을 사와 호텔방에 앉아 지나간 시간들에 대한 회상을 하며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웠다
#제주서귀포#이중섭거리#오는정김밥#우녁집#금별맥주#호텔브릿지서귀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