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4매 중의 하나로 불리는 선암사의 선암매를 보기 위해 전날부터 선암사에 전화해 보니 꽃이 피었다는 확인을 받고 순천으로 갈 결심을 한다
8시에 자전거를 실으려 하는데 마실 음료를 장착하지 않아 다시 집에 올라갔다 오고 우왕좌왕하다 보니 출발이 늦어진다 오늘 날씨는 완연한 봄날씨로 화창하지만 미세먼지가 뿌옇게 하늘을 덮고 있다
순천시 매곡동에 위치한 탐매마을에서 출발하여 선암사를 가는 코스인데 초행길이라서 네이버 지도만을 따라 가는데 모두 도로를 주행하는 코스라서 부담스럽지만 돌아갈 길을 생각하면서 천변길이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를 잘 살피며 나아간다
학구삼거리에서 쉬려고 하는데 너무 멋있는 나무들이 많아 보여 들어가보니 수목원이다 잠시 둘러 보면서 잘 가꾸어가고 있는 모습에 피로를 잊는다
선암사에 도착하니 12시 반 정도가 되었는데 입구에서 자전거는 끌고도 들어갈 수 없다하여 앞에 세워두고 들어가는데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삼삼오오 꾸준히 이어지고 입구에서 사찰까지는 꽤 길게 신작로를 걸어가야했다
일주문에 도착하기 전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무지개다리라고 불리는 승선교인데 보물 400호로 지정되어 있고 아치모양의 다리가 너무 예쁘기도하고 우리 조상들도 유럽사람들처럼 아치형 다리를 축조했다는 사실에 경탄스럽다
승선교 아래로 내려가 개울가가 있는 바위에서 사진을 찍게 되면 다리사이로 누각이 보이게 되는데 이게 바로 선녀가 내려온다는 강선루로 너무나 운치가 있다
대웅전을 황급히 올라가 매화를 찾는데 홍매는 이제 막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어 너무 빨리 왔나 싶어 스님에게 여쭤보니 원통전 뒷쪽 백매는 활짝피었다고 알려줘 안도의 숨을 쉬고 가보니 만개해 있다
만개한 백매의 향에 취해 한 컷, 이 모양 저 모양으로 각도를 잡아가며 연신 셔터를 눌러대기도 하고 활짝핀 매화 가지를 세밀하게 찍어보며 잠시나마 황홀경에 빠져보다가 앞에서 매화를 그리고 있는 화가의 그림을 감상해본다
선암매는 사찰에서 전해내려오는 이야기로는 약 600년의 수령을 자랑하며 각황전 앞에 있는 홍매와 더불어 원통전 뒷편에 위치한 백매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있고 현존하는 매화중 가장 생육상태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하다
사찰에서 내려와 길상식당에서 산채비빔밥을 먹으며 허기를 채우는데 간단한 반찬이지만 깍두기와 매실 장아찌가 적당히 잘 익어 베어먹는 맛이 아삭하고 부드럽게 씹힌다 산채나물과 밥도 잘 비벼져 비빔밥도 맛있게 먹었다
선암로를 따라 가는데 올라갈 때 자세히 보지 못했던 괴목마을은 한옥마을로 되어 있어 고풍스럽고 동네 풍경이 아름답다
학구삼거리에서부터는 도로에서 하천으로 내려와 도로를 바라보면서 이정표를 맞추며 달려가다가 정자에서 잠깐 쉬면서 옆에 피어있는 산수유를 담아본다
순천의 깔끔한 천변을 달리면서 잘 정비된 소도시의 모습에서 색다른 정돈된 느낌을 받는다
탐매마을에 도착해보니 여기저기서 마을 도로변에 핀 홍매를 찍어대는 관광객의 행렬이 보이는데 탐매마을의 홍매는 이미 절정을 지나 약간은 시들어 가는 모습이라 안타깝기 그지없다
매화는 피고 지는 시간이 짧아 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보지 못하고 또다시 일년을 기다려야 해서 만개한 매화 꽃을 보기가 쉽지 않다
오늘 선암매를 보면서 수백년간 다져진 매화의 기품있는 자태속에 그 향기는 수만리를 날고 감동은 무한히 흘러간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쓰신 유홍준 박사는 선암사를 가장 아름다운 사찰로 꼽았는데 왜 그랬는지를 조금은 알것 같았고 52km의 멋진 탐매라이딩을 마음속에 담으며 전주로 돌아왔다
#매곡동 탐매마을 출발 ㅡ 동천천변공원 ㅡ 순천미래과학고 ㅡ 승주읍행정복합센터 ㅡ 선암사 약 52km (2024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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