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을 먹고 특별한 일정이 없어 기지제 산책을 할까하다가 오랜만에 황방산을 가기로 했다
집앞을 지나서 황방산 입구 도로를 지나쳐 가는데 데이지 꽃이 하얗게 한무더기가 보인다
걸어 올라가면서 그동안 통화하지 못했던 친구들과 잡담을 하다 보니 산속 오솔길이 녹음이 우거져 그늘을 만들어 줘 걷기에 너무 좋은 것 같다
정상이 높지 않아 30여분 만에 올라서서 멀리 보이는 아파트와 기지제를 사진에 담고 내려가는데 서울 누님한테서 전화가 와 받자 얼른 형제모임 밴드를 열어보라고 성화를 내 보니 둘째 형님의 글이 올라와 있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며 라는 제하의 글에는 그 동안 등쪽에 통증이 있어 MRI를 찍어봤는데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골수종이란다 생각지도 못한 발병 소식에 깜짝 놀라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
의사선생님에게도 이런일이 생길 수 있나?
놀란 가슴에 의사인 조카 병욱이에게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조기에 발견되어 다행이고 예후가 그리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약간의 희망이 묻어나 가슴을 쓸어내린다
낮은 산이지만 배드뉴스를 듣고난 후라 그런지 힘이 쭉 빠지면서 오르막이 힘들다 황방산의 하일라이트라 할수 있는 오르막계단 85개를 넘어서서 다시 정상에 서서 한 숨을 돌린다
황방산이 흙길이라서 그런지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 제법 많고 주말이라서 삼삼오오 등산객이 많이 눈에 띄고 주변을 돌아보니 풀섶에서 쑥을 캐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내려오다 길가에 지고있는 황매와 그 옆에 서있는 수국이 환하고 조금 더 내려오니 빠알간 양귀비 꽃이 희망을 전해 줄 것처럼 붉게 빛나고 있다
집앞 화단 앞에서 자세히 바라보니 민들레가 홀씨를 동그랗게 만들고서 훌훌 날아갈 채비를 하고 있다
이세상 모든 시름을 몽땅 들고 날아 가기를 빌며...
#산행 #황방산 (2024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