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전동성당과 물짜장

죠스죠스죠스 2025. 6. 14. 13:47

아침에 일어나 정신을 차리려고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일찍 일어난 마나님이 인기척을 하며 텃밭에 먼저 나가겠다고 알린다

냉수 한컵을 마시고 아파트 앞마당에 나가니 이름모를 새들의 아침 노래가 요란스럽게 울리고 울타리에 빠알갛게 올라온 장미꽃 다발은 검붉게 타오른다




텃밭에 도착해 마나님이 물을 주고 있어 내가 하겠다고 하니 물을 주는 방식을 말하며 서로의 방식을 고집하다가 말싸움이 나고 하지 말아야 할 말들을 쏟아내며 감정을 자극하고 이내 돌아서 집으로 왔다




그깟 물주는 것이 뭐 그리 중요한 일이라고...

그 놈의 텃밭이 뭐라고...



언제나 서로의 입장이 항상 다르다는 것을 아직도 인식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인간들...

예배시간이 촉박하여 뚜레주르에서 소금빵과 우유를 급하게 마시고 에배당에 갔는데 설교가 귓전에 맴돌고 들리지 않는다




도저히 집에 있을 수 없어 라이딩복으로 갈아 입고 나오자 구름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햇살에 따라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상관쪽으로 목적지를 잡고 바람을 가르며 전주천을 달려가는데 다소 뜨겁기는 하지만 때때로 불어주는 바람과 천변의 야생화를 보면서 마음을 가라앉힌다




남부시장 앞쪽에서는 따님들을 예쁜 한복으로 치장하고 나와 그네를 태워주고 하늘을 나는 공주님들의 환한 웃음소리가 공중에 흩어지자 수십년 전 나의 공주님이 떠오른다




한벽굴 앞에서 멀리 보이는 산을 바라보며 물 한모금으로 휴식을 취하고,  굴 앞쪽에는 온가족이 자전거를 빌려타고 나와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상관에 있는 친구에게 맛집을 물어보니 한일장신대 앞쪽에 위치한 식당을 알려주며 본인이 나오겠단다
아~~~대형사고가 예상된다 대낮인데...




만나식당에 도착해 갈증이 나 맥주 한병을 들이키고 나니 더위가 가라앉는 대신 약간의 취기가 올라오면서 핑~ 돈다




간짜장이 유명하다는 만나반점은 개업 9년차의 중식당으로 메뉴는 단출하지만 짜장면은 그 어디서도 맛보기 힘든 불맛과 짜장소스의 고소함이 혀를 자극한다




2시까지만 영업을 하는 식당에서 3시 반까지 10병을 마시고 나와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 나오는데 모내기를 한 논바닥에서 두루미 한마리가 열심히 먹이를 찾고 있다




치명자산성지 자전거대여소 앞에서 잠깐 쉬면서 야외로 나들이를 나온 많은 사람들의 여유롭고도 한가로운 쉼을 바라본다




천변의 오목대 맞은편으로 내려와 집으로 돌아가려다 싸전다리를 건너 전동성당 앞으로 가서 한옥마을에 온 많은 관광 인파들과 마주한다




전주비빔밥으로 유명한 풍남정의 고즈넉한 풍경과 해가 지려는 서쪽하늘의 풍남문을 배경삼아 셔터를 눌러본다




다리를 건너 전주천으로 내려가지 않고 도로위의 자전거도로를 달리면서 나무 그늘을 달려 간다




어느덧 해가 내려가고 여명만이 남아있는 시간에야 집으로 돌아오고 술을 깨려고 헬스장에 들러 약간의 운동과 샤워를 했다




낮술의 무거운 머리를 식히려고 집을 나와 공원에서 석양빛에 물든 하늘을 보면서 무엇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생각해보지만 몽롱하기만 하다




우리네 삶은 매순간 작은 비바람에도 흔들리다 중심을 잡아나가곤 하는데 오늘은 정말 어지럽기만 하다

이대로 사는 것이 괜찮은건지...
휴 ~~
지친다 지쳐 ~+×÷=&♤☆♧\₩

창문을 열면 바람이 들어오고
마음을 열면 행복이 들어 온다는데~~~


#전동성당 #풍남문 #풍남정 #상관 맛집 만나반점

#만성동 ㅡ 여울로 ㅡ 한벽루 ㅡ 한일장신대 ㅡ 전동성당 ㅡ 원점회귀 약 42km (2025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