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사와 묵은지 닭도리탕
어제 밤 사이 내린 비 때문인지 날씨가 꾸무룩하여 썬글라스가 어색할 정도로 어둡다 그래도 온도가 영상 7도 이상이라 라이딩하기에 더 없이 좋은 날씨인 것 같다
어제 낮술의 영향으로 몸이 다소 무겁기는 하지만 힘차게 달려본다 늘 쉬는 10km즈음의 다리 밑에서 풍경화가 마땅치 않다고 마나님께서 인물화를 찍는다

구이를 지나 구도로를 타다보니 우회도로가 생기기 전 가끔씩 들렀던 카페 [산에는 꽃이피네]가 다가온다 이 곳은 쌍화차가 유명하기도 하고 마당에 있는 조경수가 근사한 곳이기도 하다


20km 지점에서는 가져간 귤을 까먹고 30km 지점에서는 단팥빵으로 당을 보충한다 금산사 주변 맛집중의 하나인 촌집에 예약을 하고 약 50분을 달려 금산사 앞을 지나서 1시20분에 도착했다

금산사는 백제시대에 창건하여 1400여년이 지난 유명 고찰중의 하나로 모악산 서쪽에 자리잡고 있다 우리가 찾아간 촌집은 아이들이 어렸을때부터 다녔던 노포 맛집중의 하나로 줄잡아 몇십년 동안 닭도리탕의 성지라 할 수 있는 집인데 또 다른 비밀병기는 낙지볶음과 녹두를 넣어주는 백숙요리다

묵은지는 역시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적당히 익어 부드럽고 짜지 않은 묵은지를 밥에 얹어 먹는 맛과 더불어 김치육수가 짭쪼름하게 배어있는 닭고기의 맛이 감칠나 순식간에 공기밥을 비워내고 한공기를 추가했다
게다가 밑반찬이 정갈하고 담백한 맛이 있어 메인요리와 궁합이 잘 맞았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피로감이 급습한다 오르막길을 약 3km 정도를 가면 그 곳에는 온실을 갖추고 있는 꽤 괜찮은 Cafe 늘숲이 있는데,

주인장이 금산면 청도리에 20년 전부터 약 8천평을 조금씩 매입해 오면서 집은 물론 온실 2동과 카페를 조성한 곳이란다
온실에는 바오밥나무와 희귀 선인장과 같은 식물원에나 가야 볼 수 있는 나무들과 많은 수종을 보유하고 있어 제법 볼거리가 많다
지금까지 살면서 나는 누군가를 부러워 해 본적이 별로 없지만 이 곳 주인장이 오랜기간 동안 수십년에 걸쳐 조금씩 조금씩 준비해 일생을 통해 뭔가를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부럽기도 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오랜만에 온 코스라서 마음먹고 가 볼려고 했지만 마나님이 너무 피곤해 해서 전에 갔었던 인접한 Cafe STAY에서 라떼를 한 잔하면서 쉼을 갖는다


카페에서 유각 정상까지는 약 3.5km인데 오르막 세개의 구간을 천천히 오르며 원기를 회복하고 다시 내리막길을 바람같이 내려가 마지막 9km가 남은 구간에서 마지막 휴식을 취했다

라이딩 거리가 길어지다 보니 안장통과 함께 뒷목이 뻐근해지면서 피로가 누적되어 스트레칭으로 조금 몸을 풀고나서 천천히 집으로 향해 모악산을 한바퀴 돌아 65km의 트랙을 마감했다
#만성동 ㅡ 삼천 ㅡ 구이면 ㅡ 안덕마을 ㅡ 금산사 ㅡ 촌집 ㅡ 유각 ㅡ 삼천교 ㅡ 서곡교 ㅡ 만성동 약 65km (20230119)
#라이딩#삼천#금산사#카페 산에는 꽃이피네#금산사 맛집 촌집#카페 스테이#온실카페 늘숲